누구나 자신만의 추억이 깃든 장소나 물건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그것이 장소이든, 물건이든 자신과의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 그만의 ‘특별함’을 가지게 된다. 지난 1997년 문을 열어 15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이들과 추억을 공유해 온 ‘진선북카페’ 역시, 누군가의 특별한 장소일 것이다.
책장 가득 묻어나는 세월의 흔적 진선북카페는 청와대와 총리공관으로 가는 길목, 삼청동 카페거리 초입에 자리하고 있다. 15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 자리를 지키고 있어, 삼청동 초행길인 사람들에게 늘 이정표가 되어주기도 하는 진선북카페는 옛 진선출판사가 있던 자리를 이어받아 문을 열었다.
외양은 마치 도심 속의 산장을 연상시키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카페라기 보다 별장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독특한 아늑함을 느낄 수 있다.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북카페답게 벽장 책꽂이에 가득 꽂혀있는 책은 신간보다는 오랜 기간 수집해온 것임을 알 수 있는 손때 가득한 헌책이 더 눈에 띈다.
실제로 만 여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책은 진선출판사의 사장이 모아둔 책을 카페를 만들면서 기증한 것이다. 때때로 타 기관이나 개인이 책을 기증하기도 하지만 많은 양의 책을 기증하기 보다는 소량으로 기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변함없는, 혹은 여유로운 진선북카페는 다른 북카페와 달리 20~30대보다 40대 이상이 많이 찾는다. 누가 북카페를 20~30대의 전유물이라 했던가. 어머니와 함께 차를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딸의 모습, 친구들과 함께 둘러앉아 창 밖 풍경을 보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어머니들의 모습, 서로 기대앉아 소곤소곤 이야기하는 노부부의 모습은 진선북카페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일상의 모습이다.
야외테이블도 이 곳을 찾는 이들이 사랑하는 곳 중 하나다. 추운 겨울이라 현재는 밖에 자리하는 손님이 드물지만, 날씨가 상쾌한 날에는 이 야외테이블을 찾는 손님이 많다. ⓒ박정미
진선북카페는 2012년, 조용한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물론, 인테리어의 변화는 없다. 진선에서의 변화란 ‘활용’이다. 현재 인테리어를 활용해 세미나, 소모임을 활발히 개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일반적인 레스토랑의 메뉴도 겸했던 현재의 메뉴에서 탈피해 음료위주의 메뉴로 간소화하되, 베이커리와 같은 젊은 층을 공략한 메뉴도 신설할 계획이다.
진선북카페는 "현재의 모습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고, 시대에 발맞춰 변화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되, 새로운 메뉴를 도입해 새로운 손님도 유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한다.